번호 : 15
글쓴날 : 2003-06-03 13:57:42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534
제목: 인권위는 청송감호소 앞에서 석고대죄 하라(5/31)

인권위는 청송감호소 앞에서 석고대죄 하라
-- 청송 피감호자 집단단식 일주일째, 꿈쩍도 않는 인권위에 부쳐 --


청송 제2보호감호소 피감호자들이 '사회보호법 폐지'를 외치며 집단단식에 돌입한 지 일주일이
넘었다. 청송 피감호자들의 집단단식은 이번으로 벌써 4번째다. 전체 피감호자 700여명 중 단식에
참가한 수가 600명을 넘고 있다는 사실은 사회보호법과 감호 현실에 대해 무지한 이들에게도
경각심을 일깨우기 충분하다.

사회보호법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제정된 것도 아니며, 제정 취지야 어떻든 사실상
이중처벌의 효과를 낳고 있으며, 장기간의 구금으로 사회부적응, 가정파탄 등 오히려 사회를
파괴하고 있는 악법이다. 피감호자들은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달게 처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으며, '사회보호'라는 미명 아래 사회와 철저히
격리된 채 자신의 인권을 송두리째 빼앗겨 왔다.

이렇듯 인권침해의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에서 우리는 또 다시 국가인권위에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인권침해의 현장에서 더듬이를 곧추 세우며 인권옹호에 동분서주해야 할 국가인권위가
사태의 추이만을 관망하며 뒷짐지고 있는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집단단식은 감호
현실에 대한 사회적 '외면' 속에서 피감호자들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국가인권위는 직권조사·방문조사 등 최소한의 대책도 아직까지 수립하지 않은 채 피감호자들의
목숨건 고발을 '외면'하고 있다.

청송 피감호자들이 집단단식을 결의하며 사회보호법의 야만을 온몸으로 고발하고 있는 동안,
김창국 위원장 등은 부산, 광주, 전주, 대전 등 지역을 순회하며 국가인권위 홍보에 여념이
없었다. 그리고 인권단체들에게는 국가인권위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반면, 국가인권위에 대한
인권단체들의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대부분 법적인 한계를 설명하는 식으로 답변했다고 한다. 

인권단체들에게 '구걸'하는 식으로는 결코 국가인권위에 대한 지지를 획득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김창국 위원장 등은 깨달아야 한다. 국가인권위가 인권침해의 현장을 뛰어 다니며 법적 한계를
인권 감수성과 강직함으로 극복하는 적극적인 인권옹호 활동을 전개해 나갈 때, 국가인권위에
대한 지지는 저절로 획득될 수 있는 것이다. 지역순회행사 도중이라도 시급히 청송으로 달려가
피감호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국가인권위의 모습은 결코 지나친 기대가 아니다.

국가인권위는 혹시 지역순회행사 때문에 피곤하다는 이유로 청송감호소에 가는 것을 귀찮아하지
않았는가? 밀린 진정사건 때문에 청송감호소에 방문할 여력이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가?
청송감호소에 가더라도 특별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이미 체념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만약
그런 생각을 조금이라도 했다면, 국가인권위는 지금 당장 청송감호소 앞에서 석고대죄 해야 한다.
목숨을 걸고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들을 위해 직권조사·방문조사도 하지 못하는
국가인권위라면 스스로 죄를 고하는 것이 마땅하다.


2003년 5월 31일

국가인권위 쇄신을 위한 열린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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